세계 고양이의 날
고양이는 귀엽다
품에 쏙 들어가는 크기에 부드러운 털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이 안기에 가장 최적화된 동물이다.
그러나 사람이 마음대로 주무르지 못 하도록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지고 있다.
그 발톱에 긁히면 칼에 베인 것처럼 피가 나고 아프다.
곤충과 새도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동체시력이 뛰어나고, 사냥감을 발견 즉시 빠르게 뛰어가서 잡을 수 있는 날렵한 몸을 가지고 있고, 잡아서 앞발로 퍽퍽 치면 그 펀치에 버텨낼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러한 날렵한 몸은 보호기제이기도 하다.
겁이 많아서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고,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번개처럼 순식간에 도망가서 몸을 숨긴다.
청력이 뛰어나서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적이 다가오는 것을 쉽게 알아챈다.
목소리는 아기들 목소리와 비슷하고 가늘다.
덩치크고 무섭게 생긴 고양이도 둔탁한 저음이 아닌 가느다란 소리를 낸다. 귀엽다.
그들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반가울때는 에엥↗, 뭔가 요구할때는 에에에에엥---, 경고할때는 저음으로 으르르릉, 화가 폭발할때는 앙칼진 소리를 낸다.
그리고 기분이 좋고 편안함을 느낄때는 오토바이 시동거는 소리같은 그르릉그르릉 소리가 난다.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촉촉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애교섞인 소리를 내며 자신의 머리와 몸을 좋아하는 대상에게 부벼댄다.
혀에 작은 돌기들이 있어서 그루밍하면서 털에 묻은 불순물들을 깨끗하게 닦아낼 수 있다.
또한 그 혀의 돌기로 생선의 뼈를 골라내고 살만 발라먹기가 수월하다.
거의 360도 돌릴 수 있는 머리와 매우 유연한 몸으로 인해 뒤통수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몸 전체를 스스로 깨끗이 할 수 있다.
그 뒤통수는 사람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부분 중 하나다. 즉 뒤통수는 사람의 몫이다. ㅋ
사람과 동거하는 동물답게 사람에게 해로운 것들이 주 사냥감이다. 벌레, 쥐 등.
벌레와 쥐는 오롯이 그들의 몫이다. 그리고 물고기는 사람과 고양이가 나눔 가능한 먹이이다.
가장 자연친화적인 해충박멸제이면서 귀엽기까지 하니 사람에게는 일석이조이다.
앉아있을때도 그냥 퍼질러앉지 않는다.
앞발을 가지런히 모아 배에 붙이고 꼬리를 빈틈없이 몸에 말아붙이고서 누가 봐도 도도하고 우아하다고 느끼는 자세로 앉는다.
길바닥을 헤매는 길냥이도, 공주처럼 대접받는 집냥이도 앉는 자세가 동일한 것을 보면 고양이는 도도함과 우아함을 타고나는 것 같다.
배변에 있어서 사람보다 더 깨끗하다.
자신이 사는 집에서 거리가 다소 떨어져 있고, 변을 숨길 수 있는 모래가 많은 곳, 그런 곳에서 용변을 본다.
배변 후 꼭 모래로 덮어두어서 다른 존재들에게 더러운 배출물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배변하는 법을 교육받아야만 하는 인간과 비교할 때 고양이가 더 깨끗하다고도 할 수 있다.
사람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먼저 사람을 공격하거나 물거나 하지 않는다.
신께서 만드신 작품 중에 고양이는 인간과 공존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생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