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즐거운 말씀묵상/개인신앙 이야기

모든 것을 받아주는 일기

Eline 2023. 12. 31. 21:56

245페이지, 단어 125980개, 글자 511698개
 
2023년 한해동안 쓴 일기 분량이다.
 
일기에는 정말 다양한 내용이 들어간다.
그 날 있었던 일, 짜증났던 일, 꿈 꿨던 것, 감사한 일, 못된 사람들 그리고 고마웠던 사람들, 예배하거나 기도하면서 깨달은 것들(진한 글씨), 기도내용(빨간 글씨), 기도응답들(파란 글씨) 등등
 
힘들고 화나는 것들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나에게 아낌없이 주고도 덜 줬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도, 천사같이 착한 사람들도, 20년이상 알고 지내는 오랜 친구들도, 나의 깊은 속사정까지 다 얘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그걸 해결해줄 수도 없다. 
 
하지만 일기장에는 차마 사람에게 하지 못 하는 말까지 쓰면서 솔직한 마음을 다 쏟아낸다. 같은 얘기를 수십번 수백번을 써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묵묵히 내 마음을 다 받아준다. 그렇게 글로나마 마음을 다 쏟아내고 나면 답답함이 꽤 많이 해소된다.
그리고 내 마음을 쓰고 또 쓰다보면, 처음에는 그저 화나고 힘들기만 했던 마음이 좀 정리가 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떠오를 때도 있고, 나름의 감사한 점과 유익을 찾게 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뜻을 발견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예배하거나 기도하는 중에 생각지도 못 한 깨달음이 있을 때가 많은데, 그걸 잊을까봐 그 자리에서 바로 폰 메모장에 기록으로 남기고, 나중에 그것을 노트북에 있는 일기장에 다 옮겨놓는다.
예배중에는 폰을 열고 타자를 치면 주변 사람들이 메신저를 주고받는 걸로 오해할까봐, 일부러 s펜을 꺼내서 화면에 적는다. 그래서 반드시 펜이 장착되어 있는 폰을 산다.
이렇게 내가 생각지도 못 했던 깨달음, 좋은 생각, 기도제목 등이 갑자기 떠오를때도 빠짐없이 일기에 다 기록해둔다.
 
힘들고 화났던 일, 순간순간 생기는 깨달음들, 이 2가지가 일기의 70-80%는 차지하는 것 같다.
그냥 내 마음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다 받아주기만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소중하고 유익한 친구이다.
 
새해에는, 그리고 세월이 지날수록, 행복한 기록들로 더 많이 채워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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