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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이 있다.
김밥과 카페라떼이다.
긴 서울살이를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올 때
그 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이 많이 그리울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그립거나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뜻밖에도, 늘상 다니던 길이 무척 그리웠다.
특히 새벽예배를 마치고 텅 빈 도로가를 걸어올라오던 길이 많이 생각난다.
대학가여서 밤 늦은 시간까지도 젊은이들로 시끄러웠던 거리가 새벽에는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조용한 곳이 된다.
새벽의 서늘한 공기를 맞으며
그 한산하고 조용한 거리를 걸어올라가면서
나는 아침으로 먹을 김밥과 라떼를 사곤 했다.
집에 들어와서 감칠맛나는 김밥과 부드럽고 고소한 라떼를 입에 넣으면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그래서 김밥과 라떼 이 둘의 조합은 새벽의 조용한 거리와 신선한 공기, 예배를 드리고 나온 뿌듯함, 출근전까지 누리는 여유 등의 긍정적인 상황들을 자동으로 연상시키는 음식이 되었다.
서울을 떠난 후 한동안 그 조합을 잊고 있었는데
최근 동네에 새로 생긴 카페 사장님이 직접 김밥을 말아 파는 것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서 나도 이 둘을 함께 먹었는데.. 너무나 오랜만에 그 때 자취방에서 먹던 때의 감정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늘상 누렸던 그 시간들이 이렇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줄은 몰랐다.
타임머신이 있다 해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소소한 즐거움들과 행복한 추억들도 많았던 것 같아서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