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보 2021. 5. 25. 23:08

내가 사는 집 근처 풀숲에는 고양이가 한 마리 산다.
아이들이 그 고양이 이름이 '나비'라고 한다.
'나비'도 예쁜 이름이지만 좀 흔한 느낌이라..
동네 이름을 따서 '오식이'라고 이름 붙여보았는데..
왠지 부르려니 쑥쓰러워서 아직 불러보진 못 했다.

이 동네에서 정말 인기가 많다.
주민들이 집도 지어주고 사료도 챙겨주고
많은 사람들이 멈춰서서 사진을 찍거나 인사를 한다.

내가 언제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나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
집에 오는 길에 오식이를 마주치면.. 좋은 하루를 보냈는지, 밥은 먹었는지, 물어본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아마도 이해를 못 할텐데..
그래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느끼는지 자신의 머리와 몸을 나에게 비비며 반가움을 표현한다.

오늘은 집에 오는 길에 오식이가 보이지 않아서 풀숲 근처에서 찾고 있었는데,
내가 자기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멀리서 냥~냥~ 하길래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봤더니
내가 있는 쪽으로 막 달려오는 것이었다.
그 옆에는 다른 사람도 있었어서 그 사람에게 가는 건가 했는데
나한테 곧장 오는 것이었다. 감동~ㅠㅠ

예전에 서울에서 살 때도, 내가 사는 집 대문 근처에서 늘 머무는 길냥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
몇 번 인사해주고 예뻐해주었더니 그새 나를 기억하고는,
내가 퇴근하고 터벅터벅 걸어가면 멀리서부터 냥~냥~ 하면서 나에게 달려오곤 했었는데..
별로 잘 해준 것도 없고 몇 번 인사한 게 다인데..
어떻게 그렇게 얼굴을 기억하고 멀리서부터 알아보고 달려오는 것인지..
고양이는 정말 신기한 동물이다.

개나 고양이를 볼 때마다, 신께서 고단한 삶에 지친 인간들을 위로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창조하신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위로하고 힘을 준다는 게 거창한 게 아닌데..
밝은 인사, 환대, 다가옴..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로도 위로받는 게 사람인데..
사람이(내가) 잘 못 하는 것을 개와 고양이는 본성으로 탑재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부터 이 곳에 오식이 사진을 계속 업데이트해볼까 한다.
반려동물들의 사진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나도 내가 키우는 식물들의 사진과 함께,
키우지는 못 하지만 매일 집앞에서 안부를 확인하는 내 친구 오식이의 사진을 올리고 싶다.^^

포효하는 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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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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