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중동 지역은 일반적으로 해가 지고 선선해지면 물 길러 나올텐데 사람들이 가장 움직이지 않는 가장 뜨거운 정오에 물을 길러 나온 여자가 있었다. 육체적 고통을 감내해서라도 사람들을 피하고 싶을 정도였다면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과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간 그 장소에 예수님이 앉으셔서 그 여자에게 물을 달라고 하셨다.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고 천대하는 그 여자에게 예수님은 먼저 찾아가셔서 먼저 대화를 시작하셨다.
 
물을 달라고 하는 예수님께 그 여자는 마시는 물만 생각하지만, 예수님은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을 소개하신다.
 
그리고 그 여자의 가장 아픈 부분(어쩌면 모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는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을 먼저 얘기 꺼내신다. 다섯번의 결혼과 이별이 있었고 현재 같이 사는 남자도 남편이 아님을 얘기하시자 그 여자는 예수님이 예언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예배 장소에 대해 묻는다. 여자의 질문으로 보아 당시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배 장소가 예루살렘이 아닌 것에 대해 컴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고 거기서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이 받아주실 것인지와 자신들이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던 것 같다.
예수님은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는 것이 참된 예배"임을 말씀하신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말씀으로 인해 그 여자는 문득 이 사람이 메시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큰 깨달음과 감동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메시아가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실 것이라며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음을 표현하자, 예수님은 "내가 바로 그(그리스도라고 하는 메시아)"라고 스스로 밝히신다.
 
그 여자는 물동이도 버려두고서 그렇게 두려워하고 피했던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어가 예수님의 존재를 알린다.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깨닫고 사람들에게 증언하는 그 여자의 모습을 보고 예수님은 너무나 기쁘셨던 것 같다. 제자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권하자 "나의 양식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32-34절을 읽을 때 예수님이 '지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안 먹어도 배부르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 사람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는 것' 그것이 곧 예수님의 양식이고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추수의 의미이다.
 
사람들은 모두 그 여자의 외적인 조건을 보고 철저히 무시하고 천대했지만, 예수님은 구원받아야할 하나님의 자녀로 보시고 먼저 찾아가시고 먼저 말을 거시고 먼저 영적인 선물을 주셨다. 가장 약하고 낮은 사람에게 찾아가셔서 가장 좋은 것을 선물하셨다. 
 
메시아가 자신에게 먼저 찾아오신 것은, 늘상 거부와 천대만 당하는 삶을 살다가 처음으로 가장 존귀한 분에게 초대받고 존중받은 경험이었고, 이것은 스스로를 비천하게 여기게 만드는 외적인 조건들을 다 잊고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어가서 증언하게끔 만드는 진정한 치유의 원동력이 되었다. 
스스로를 비천하게 여기게끔 하는 그 어떤 외적인 조건도, 메시아 예수님이 존중하고 사랑해주시는 경험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었고 더이상 그 여자를 불행하게 만들지 못 했다. 하나님의 사랑은 가장 비천한 자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증언하는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모든 외적인 조건들보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내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외적인 조건들이 아닌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 날마다 내 안에 새롭게 세우고 다져야 하는 부분이다.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의 감동과 치유는 날마다 내게 일어나야 한다. 내가 하나님의 뜻을 행하며 살 수 있고 증인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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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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